자기 안에는 스스로 외면하는 타인이 산다 ..

인기 TV 드라마 <다모>, <패션 70s>, <베토벤 바이러스>, <더 킹 투 하츠>를 연출한 프로듀서였다가 영화감독으로 변신해 찍은 첫 영화 <역린>으로 380만명을 동원한 이재규 감독의 두 번째로 2016년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 <퍼핏트 is conosciuti>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참고로 원작 영화는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페인, 터키, 인도, 헝가리, 멕시코 등에서 판권이 판매되고 있으며, 이미 각 나라에서 색상으로 리메이크된 작품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한국에서 리메이크돼 많은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그중에서도 2005년 무영검에 출연한 이후 1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소진 덕분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덧붙여서 개인적으로 배우 이서진의 모습은 10년 넘게 <이상>, <다모> 정도에 머물러 왔고, 이후 나영석 PD에게 이끌려 <삼시삼식>, <꽃보다 할배>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거칠게 할 것은 다 하는 모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던 현재만 기억에 있다(할복 중 한 분을 비롯한 친숙한 배우들이 목소리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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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출연한 영화 오늘의 연애에서도 그가 출연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만큼 한마디로 내게 이서진은 예능에 특화된 배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이 작품도 그가 이재규 감독과 작업한 드라마 ‘다모’에서의 인연 때문에 큰 욕심 없이 참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내 말을 곡해해서는 안 되는 것은, 나는 이소진의 배우로서의 경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연기를 잘 보지 못해서 오는 낯설음이다.어쨌든 유해진 조진웅 김지수 염정아 등 쟁쟁한 배우들의 향연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랫동안 극장가에 놓여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어요.하지만 이 작품은 손익분기점이라던 180만 명을 불과 6일 만에 넘어 한 달 넘게 성공을 거두며 520만 명이라는 대성공을 거두며 영화를 보기 전 가졌던 자신의 편협함과 작품을 보는 안목을 비웃었다.어쨌든 올 하반기 <보헤미안 랩소디>와 함께 극장가에 퍼진 큰 이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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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연극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상당히 정적인 작품이다. 친구 집들이 자리에 모인 설정으로 외부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들에게 주어진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대신 성공한 성형외과 원장 석호(조진웅)와 정신과 의사 예진(김지수) 부부가 사는 집이 한강변에 위치한 고급 빌라 펜트하우스여서 내부 공간은 매우 넓고 화려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어 그리 좁지도 않고 단순한 미장선이 아니어서 시각적으로도 지루하지 않다.집이 넓기 때문에 욕실과 각 방, 베란다에 공간이 골고루 비추어 때때로 주위를 환기시킨다.그러나 식탁을 중심으로 모여 앉은 7명의 대화가 중심이어서 더욱 연극 같은 느낌을 준다.이재규 감독이 연출한 다모 역린 등의 사극에서 보여준 역동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연출은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관객은 한 사람 한 사람에 몰입하기에 장치라고 본다.이는 이재규 감독이 세트 촬영에 최적화된 드라마 프로듀서 출신이기 때문에 가능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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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에 접어든 40년 지기 친구들은 저마다 의사 변호사 사업가라는 사회적 입장도 탄탄하고 부유하다.이들의 배우자인 여성들도 각각 수의사, 정신과 의사, 전업주부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영역을 굳히고 있다.따라서 이 자리에 모인 7명은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니 이들의 만찬은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에 대한 자축의 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그러나 그런 성공적인 궤적에서 바람둥이로 튕겨나간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로 시작된 휴대전화를 이용한 진실게임은 결말을 잡지 못한 채 시작된다.곧 각자의 휴대폰 아니요, 정확히는 그들이 그 자리에 모인 친구들을 비롯해 남들과 맺고 있는 관계 형태가 들통나면서 평온하고 완벽해 보이던 그들의 일상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는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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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직면한 위기는 단순히 바람둥이를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지위, 부부관계, 그리고 그 이상의 문제까지 망라해 그들이 누려온 삶이라는 것이 많은 위선 위에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이는 단순히 이들뿐 아니라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도 폰 보안을 강화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을 갖게 할 정도로 고민이다.영화를 보는 동안 웃기는 이유는 영화 속에서 그들이 겪는 황당하고 난처한 상황이 통쾌해서라기보다는 공감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한 손에 쥐는 크기밖에 안 되는 폰이 가진 성능은 사람에게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한편 많은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원흉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을 수도 있고.버튼을 몇개만 눌러도 타인과의 교류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 인간관계는 너무 넓어진 대신 너무 얇아서 조금만 세게 쥐어도 깨지는 예쁜 와인잔 같습니다.단 한마디의 안부와 텍스트만으로 상대를 충분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리석은지를 우리는 간과하고 있으며, 그런 허식만으로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음을 영화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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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런 관계의 가벼움에 대해 완급을 적절히 조절하는 대담한 연출을 통해 메시지를 한층 짙게 하고 과도한 설정 없이 짜릿한 느낌을 관객에게 전해준다.그리고 이를 표하러 영화가 채용한 한국인 남성(일부?상당수?)이 갖는 콤플렉스와 허세, 가부장성, 그리고 바람 피우는 극장을 찾은 비슷한 남성들에게는 꽤 불편하지 않을까.그러나 모든 남성 캐릭터가 그렇지도, 모든 캐릭터가 그렇지도 않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그렇다고 이들 캐릭터를 모든 한국 남성, 한국 , 또는 일부 부유층으로 일반화할 수 있을지는 관객이 판단할 일이다.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엔딩도 완벽과 남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연결해주는 장치처럼 여겨지는 것은 내가 이 작품을 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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